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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노는 게 재미있다?
  | Name : 신세대아빠  | View : 191,576
내가 예전에 살았던 아파트는 3천 세대에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였다. 그래서 놀이터도 많이 있다. 그런데 유독 내가 사는 동 밑에 놀이터에만 아이들이 몰려있다. 주위가 모두 적은 평수라서 어린 아이들이 많았으며 또한 놀이터 옆에 자전거나 롤러 브레이드를 탈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더 많이 모인 것 같다.

그런데 동네 아주머니들은 바로 나 때문에 아이들이 모인다는 농담을 자주 하곤 했다. 그렇다. 내가 딸을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면 뿔뿔이 흩어져서 놀던 아이들이 어느새 주위를 둘러싸곤 한다. 아빠와의 놀이에 익숙치 못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발동해서 몰려든 것이지만 가끔씩 같이 놀기도 한다.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어떤 어머니가 어느 날 나에게 다가와 "아이하고 노는 것이 재미있으세요?" 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냥 무심결에 "네, 재미있어요" 라고 말했는데 그 아주머니는 "나는 엄마 자격이 없나 봐요" 라며 알쏭달쏭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중에 자세히 들어보니 자신은 아이가 귀찮고 힘들어 죽겠다는 것이다.

상담소에 들르시는 많은 부모들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한다. 실제로 어떤 어머니는 '난 엄마 자격이 없나봐요, 아이가 미워서 죽겠어요'하며 죄책감에 시달려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도 있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처럼 모성이나 부성은 타고나는 본능이다고 생각해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도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또한 어찌 미울 때가 없으랴마는 부모로서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들을까봐 혼자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뿐만 아니라 수많은 매스 미디어들, 혹은 수많은 관련서적들 때문이다. 부모-자녀, 특히 엄마-자녀간의 관계는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인간의 본능이라 말한다. 따라서 엄마가 자녀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거나 애정이 부족하거나 하는 엄마는 곧 엄마로서 자격이 없으며 정상적인 부모로서 의심을 하기까지도 한다.

아빠들의 책임과 의무가 강요되는 요즘에는 아빠들까지 이러한 고통에 시달리게 한다. 아이하고 노는 것이 왜 즐겁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아내를 위해 돕는 가정 일이 왜 짜증나는 일이냐며 질책한다. 즉, 아이하고 노는 것도 아빠로서는 당연히 즐거운 것이어야 하며 가정을 위해서 돕는 것 또한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일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되면 능률도 배가되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덩달아 즐겁고 신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와 노는 것이 정작 즐거운 일이며 밥을 하고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빠로서 과연 즐거운 것일까?

놀이터에서 만난 아주머니뿐만이 아니다. 상담소에 들르시는 많은 부모들이 그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과 노는 게 재미있으신가 봐요, 우리 애 아빠는 재미없어서 못 놀겠대요" 라며 치료실 밖에서까지 아이들과 장난치는 나를 보며 부러운 눈치로 말한다. 나의 아내는 한 술 더떠서 "당신은 아이하고 놀 때 자기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애, 천성적으로 타고났나봐" 라며 어떻게 보면 철없게까지 보이는 나를 칭찬인지 비난인지 모를 소리를 할 때도 있다.

정작 재미있어서 아이들과 노는 것일까? 아니다. 나라고 놀이가 즐겁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과 노는데 뭐가 그리 즐겁고 재미있겠는가! 오히려 힘들 때가 더 많고 놀이를 피하고 싶을 때가 더 많다. 다만 즐거운 척, 재미있는 척 하는 것이며 아빠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 할 뿐이다. 또한 가정 일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내를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가정 일을 하는 것보다는 솔직히 꼼꼼한 성격과 깔끔한 성격 때문에 내 스스로 하는 일이 더 많다. 즐거워서 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자신의 성격과 해야된다는 의무감에서 하는 것이다.

언젠가  장모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아내의 둘째 형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 형님 댁도 맞벌이라 처형 혼자서 모든 일을 하기에는 벅찼기 때문에 형님이 세탁이나 청소는 거들어 주신다고 했다. 그런데 세탁물을 널 때마다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빚이 역력해 옆에서 지켜보는 처형을 오히려 더 불안하게 한다며 제발 그렇게 하려면 그만 두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도 도와야 된다는 '좋은 아빠관' 이 철저한 형님은 다음부터 집안 일을 할 때, "아이, 재밌다. 아이, 재밌다"를 반복하시며 일을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즐거워 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빠들에게 있어서 아무리 해도 즐겁지 않는 것이 가사와 아이와의 놀이인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이 즐기라고 한다.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야된다고들 말한다. 모두 맞는 말이고 사실이다. 무슨 일이든지 즐겁고 재미있으면 그 능률은 배가되고 보는 사람도 즐거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즐기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즐기려고 하지 말아라. 즐기려고 노력하지도 말아라. 즐기려고 하다보면 즐겁지 않으면 싫증을 내게되고 곧 포기하게 된다. 대신에 즐거운 척 해라. 재미있는 척 참여해라. 그러다 보면 때로는 즐거움도 생길 것이다. 즐기기 위해서 아이와 노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감에서 해야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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