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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학습 지도법
  | Name : 이보연  | Date : pm.5.20-01:39
천재교육 - 꾸러기 논술 2011년 5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학습 지도법

                                                  이 보연(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새학년이 시작되고 어느새 첫 중간고사를 맞이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빠들이 새해가 밝아오면 ‘올해에는 꼭 담배를 끊어야지.’하며 금연 결심을 하는 것처럼 초등학생 자녀를 두신 어머님들도 ‘올해에는 내가 좀 힘들더라도 바지런을 떨어 아이 성적을 올려야지’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첫 중간고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지요. 시험날짜가 발표되자마자 계획표를 세우고, 우리 아이가 특히 어려워하는 과목들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게 됩니다. 하지만 며칠도 지나지 않아 어머님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풀죽은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윤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어는 봐줄 필요도 없이 잘하는 데 수학에서 자잘한 실수가 많은 윤주를 위해 어머님은 수학 공부에 박차를 가했지요. 평소에 말도 잘하고 주변에서 똘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딸이기 때문에 조금만, 아주 조금만 애쓰면 금세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왠 일?! ‘바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학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딴소리를 해대질 않나, 엄마가 침 까지 튀어가며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 데 멍하게 한 눈을 팝니다. 전생에 ‘도형’과 원수를 졌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도형 돌리기 문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일일이 도형 조각을 만들어 돌려보고 연습을 시키면 맞기도 하지만 10분 있다가 다시 물어보면 여전히 ‘이게 뭔 소리?’라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렇게 1시간을 아이와 씨름을 하다보면 세상이 잿빛으로 보이고 ‘저런 돌대가리를 가르쳐서 뭐한담!’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에게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험담을 해댈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을 하십니다. 아마도 윤주 어머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이 있으셨을 겁니다.

자녀의 학습을 도와주다가 부모님이 좌절감을 겪는 이유는 아이들의 인지능력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균형잡힌 인지능력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에 탁월한 소질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훌륭한 웅변가의 자질을 갖고 있습니다. 국어에 능한 사람이 있고, 수학 전문 학원을 한번도 안다녀본 산골 소년이 카이스트에 수학 영재로 떡하니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과목 안에서도 편차가 일어납니다. 영어 문법에는 도사이나 말하기에는 영 서툰 사람이 있고, 수학 도형은 척척 알아서 해치우나, 오히려 단순 연산에서 실수가 많은 아이도 있습니다. 부모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수학 과목을 하면서 어떤 단원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던 경험들이 있지는 않으셨는지요?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데, 개그맨 이 윤석이 학습 문제로 고민하는 고등학생을 상담하는 장면에서 이런 조언을 하더군요.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이런 늬앙스의 말을 했었습니다; “어떤 단원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게 있어. 그럴 땐 거기에만 매달려 시간을 뺏기기 보다는 건너뛰는 게 나은 것 같아. 나 같은 경우는 ‘통계’가 그런 거였는데, 정말 이해가 안됐어.”. 학창시절 줄곧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명문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에게도 해도 해도 이해가 안되는 것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또 다른 예가 생각나는데, 필자의 고등학교 친구 중에 수학 천재라고 불리우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수학선생님도 못 푸는 문제를 척척 푸는 그야말로 수학신동이었는데, 정말 어이없게도 국어 문제 중 너무나 쉬운 “여기서 ‘그’가 가르치는 것은?‘을 틀릴 때가 종종 있었지요.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모든 영역에서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고, 특히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을 수 밖에는 없습니다.

아이들의 지능을 검사해보면 어떤 아이들은 어휘나 상식은 최고점을 받는데, 도형이나 모양맞추기와 같은 항목에는 평균이하의 점수를 얻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예시가 있는 과제는 잘하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서는 낮은 점수를 얻기도 합니다. 단순반복적인 과제 수행을 잘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난이도가 높은 과제에서 더 좋은 수행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아이들의 사고 패턴, 주의력, 시지각능력, 미세 협응 능력, 기억력(단기, 장기, 작업), 그리고 학습 동기와 정서적 안정성 등입니다. 이 중의 어떤 능력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이기도 하며, 어린 시절 충분한 연습을 거쳐서 발달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갑자기 다그친다고 해서 좋아지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아이가 학습을 잘 따라하지 못한다고 야단치며 무조건 연습만 하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인지능력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일 우리 아이가 금세 따라 외우기는 잘하나 오래 유지를 못한다면 시간을 두고 되집어가는 나선형 학습이 도움이 될 것이며, 도형에 약한 아이라면 블록만들기, 종이접기, 변신로봇 조작하기, 퍼즐 맞추기와 같은 시공간 지각을 높여주는 활동을 충분히 제공해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는 문제인데도 실수가 많은 아이들은 꾸준히 주의를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재밌는 게임을 통해 손으로 풀지 않고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거나, ’시장에 가면‘과 같은 놀이로 연습을 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초등학교 수준 이상의 학습은 이미 기초적인 인지능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만일 자녀의 인지능력이 불균형할 경우에는 특정 학습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부모님이 아이의 학습에 대한 기대가 높을 경우 학습에 대한 동기를 저하시키고 자신감을 떨어뜨림으로써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아이의 인지능력에 어떤 강점과 어떤 약점이 있는지 알게 된다면 아이의 잘하는 부분은 더욱 격려하고, 약한 부분은 보완해가면서 좀 더 균형적인 성장발달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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