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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아이, 어떻게 할까?
  | Name : 이보연  | Date : pm.4.11-03:21
한국남부발전(주)에서 발행하는 남전 2008년 3~4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거짓말하는 아이, 어떻게 할까?

                                        글: 이보연(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직장맘인 영주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때문에 회사에 가서도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입학 전에는 어린이집에서 영주씨가 퇴근할 때까지 맡아주어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방과후에 태권도, 피아노, 미술 학원등으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 맞추어 학원에 잘 다녔지만 언제부터인가 학원을 빼먹고, 지각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학원선생님으로부터 오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고 아이에게 물어보면 아이는 태연히 시간맞춰 갖노라고 하고, 숙제를 하지 않고도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거짓말은 정말 나쁜 것이라고 단단히 이르고 매까지 들어봤지만 아이의 거짓말은 멈추지 않고 점점 정교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7살 민희도 거짓말 때문에 엄마에게 야단을 자주 맞습니다. 친구네 집에 가서는 사주지도 않은 게임기를 엄마가 사줬다고 하질 않나, 가지도 않은 놀이동산을 열 두번도 더 가봤다고 뻥을 칩니다. 어떤 때는 동생이 하지도 않은 일을 꾸며 말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무릎에 멍이 퍼렇게 들어 물으니 아이는 동생이 장난감으로 내려쳐서 다친 것이라며 슬픈 표정을 짓고 말해 깜빡 속아 동생만 애꿎게 혼낸 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정직하게, 바르게 키우려고 남들보다 엄하게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민희가 말도 안되는 새빨간 거짓말들을 늘어놓으니 그저 기가 찰 뿐입니다.

사실 살면서 거짓말 한번 안해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릴 적에는 사실과 상상이 혼동되어 있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우기기도 하고, 야단을 맞을까봐 겁이 나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정도의 거짓말은 귀엽다고 봐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속여 넘기려는 의도성을 띤 거짓말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은 자칫하면 나쁜 습관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거짓말을 하게 되면 마음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거짓말은 곧 도덕성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여겨지니까요. 아이를 바른 사람으로 키우려는 부모의 욕구가 크면 클수록 자녀의 거짓말에 대한 부모의 태도는 엄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작은 거짓말에도 회초리를 대고 마치 범죄인 다루듯 취조를 하게 되면 아이는 더더욱 부모에게 거짓말을 일삼게 됩니다. 자라나는 아이는 아직 참을성과 능력이 부족해 가끔 잘못과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 데, 혹시 이러한 것이 들통나면 부모에게 호되게 혼날까봐 숨기려 점점 더 정교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거짓말은 분명 좋은 행동이 아니지만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 때는 분명 숨겨진 의도가 있습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하려면 거짓말을 할 때마다 야단을 치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 뒤에 숨은 의도를 발견하여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원인으로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대표적입니다. 자신의 속마음이나 사실을 이야기하면 비난받고 야단맞을까봐 임시방편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사소한 것에도 화를 벌컥내고 아이를 윽박지르는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이런 거짓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아이가 어렵게 사실이나 속내를 말할 때 그것이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에 학원 땡땡이를 친 녀석이 이실직고할 때에는 무조건 야단부터 치는 게 아니라 땡땡이를 친 것은 옳지 않았으나 사실을 말한 용기는 칭찬해주고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며 어떻게 학원을 빼먹지 않고 놀 시간을 가질 것인가를 아이와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의 소망을 실제 있었던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이혼하여 아빠와 떨어져 사는 아이가 아빠와 함께 산다고 하거나, 생일때 놀이동산을 가고 싶었던 아이가 놀이동산을 백 번도 더 넘게 가봤다고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 속의 소망을 무시한채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말했다고 ‘거짓말장이’라고 몰아세운다면 아이는 더 한층 상상의 세계에 빠지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런 거짓말을 할 때는 “놀이동산에 정말 가보고 싶었구나”처럼 아이 마음 속의 소망과 욕구를 부모가 말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을 숨기고 왜곡하는 거짓말 대신 진솔한 방법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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