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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입학, 학교생활 잘 적응시키려면?
  | Name : 이보연  | Date : pm.2.12-11:12
교육과학기술부-꿈나래21 2009년 2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 첫 입학, 학교생활 잘 적응시키려면?

                                                      이 보연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아기의 첫걸음마에 비견될 정도로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감동적이면서도 떨리는 경험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드디어 초등학교에 갈 정도로 자라주었구나 하는 감격과 함께 이제부터 거친 세파에 시달릴 거란 생각에 안쓰러움도 느껴질 것이다.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드디어 ‘형님’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자랑스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초등학교 선생님은 무섭대.”라는 말부터 “행복 끝, 고생 시작”이라는 이야기까지 떠올리며 혹시나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적당한 긴장과 불안감이 능률을 높여주는 것처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약간의 긴장과 걱정을 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사실 초등학교는 유치원과는 달리 수업시간도 길고 집단 규모도 크기 때문에 너무 자기 식대로 행동하고 아기처럼 굴다가는 정말 큰 코 다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긴장과 두려움은 사람을 경직시키고, 불안을 주는 상황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심리를 낳기 때문에 아이가 새로운 학교생활에 심리적으로 압도당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게다가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7,8세의 아이들은 아직까지 정서적으로나 인지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부모의 농담 섞인 위협이나 경고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며 괴로워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 앞에서 학교생활이나 학교 선생님, 그리고 공부에 대한 나쁜 말이나 겁을 주는 말들은 삼가야만 한다. 대신 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 활동에서 느낄 수 있는 재밌고 즐거운 일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학교를 견학해보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뿐 아니라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소심하고 자기표현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화장실을 찾지 못해 바지에 실수를 하면 어떡하나 혹은 학교는 유치원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는데 교실을 찾지 못하면 어떡하나와 같은 걱정이 많다. 이런 아이들에겐 겨울 방학 동안 미리 학교를 방문해 학교 시설을 두루 둘러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화장실이나 도서실의 위치도 미리 확인을 하고 학교 운동장에서도 뛰어놀고 나면 불안감도 줄어들 뿐 아니라 학교에 대한 친숙함이 생겨 새학교 적응이 보다 쉬워지게 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공부’나 ‘시험’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곤 한다. 입학한 지 한 달가량이 지나면 아이들은 ‘받아쓰기’라는 최초의 시험을 보게 될 것이고, 학교에 따라 학기에 2차례의 학력평가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시험의 결과에 따라 아이들의 자존감도 오르내린다. 게다가 요즘같이 조기교육이 성행하는 시대엔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생의 학력격차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글을 읽을 줄도 모르는 아이가 있는 가하면 벌써 초등 3학년까지의 학습을 선행한 아이도 있다. 초등 1,2학년은 읽고 쓰며 셈하기와 같은 기초적인 학습을 배우고 학습태도를 익히는 시기이므로 너무 무리하게 선행학습을 시켰을 경우 오히려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기 때문에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초적인 학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학을 했다간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한글을 몰라 알림장을 쓰지 못하거나, 연이어 받아쓰기에서 0점을 맞게 되면 또래에게 쉽게 놀림감이 된다. 아직 철자와 띄어쓰기가 서툰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한글을 읽고 따라 쓰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덩달아 부모도 바빠지게 된다. 유치원을 다닐 때에는 지각을 하거나 준비물을 못챙겨가도 마음이 그리 무겁지는 않았는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고부터는 제 시간에 학교에 가고,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는 것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본격적인 단체 생활을 하고, 규칙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여전히 아이를 어리게만 보고, 선생님의 지적만 피하는 데 급급해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고 학교 갈 준비를 하도록 만들기보다 부모가 깨워 옷입히고 밥을 떠먹여주며 미리 챙겨둔 가방을 들고 교실 앞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 선생님의 지적을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자신을 돌보고 규칙을 지키며 자신이 해야 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이다. 부모가 미리 앞서서 해주게 되면 아이는 자신감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되므로 입학을 앞두고는 취침시간을 일정하게 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록 하며 자신의 몸을 스스로 돌보고 자기 물건을 챙기며 정돈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만 한다. 입학을 앞둔 겨울은 아이와 어른 모두 나태해지기 쉬운 시기이므로 하루 일과표를 만들어 가족 모두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에서 아이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제안하였지만 아이의 첫입학과 적응을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친구이다. 낯선 곳도 아는 사람과 함께 하면 무서움이 덜하고 용기도 나는 것처럼 처음 입학하는 학교일지라도 좋아하는 친구, 친한 형, 누나와 함께라면 보다 쉽게 친근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입학을 앞두고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될 또래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늘이고, 학교에 익숙해질 때까지 아는 형, 누나, 언니, 오빠들과 등,하교 길을 즐겁게 오갈 수 있도록 한다면 아이에게 학교는 또 하나의 즐거운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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