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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안되면 화내는 아이를 위한 조언
  | Name : 이보연  | Date : pm.3.28-04:24
남부발전 2009년 1~2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안되면 화내는 아이를 위한 조언

                                               이보연(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언제부터인가 모두들 명석이를 슬슬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명석이가 축구공을 들고 친구들에게 축구를 차자고 해도 아이들은 바쁜 척하며 가버리고, 명석이가 보드 게임을 들고 엄마, 아빠에게 하자고 해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명석이가 지는 걸 못참아 하고 너무 자기 멋대로 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축구나 피구 게임에서도 명석이는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하며, 그 뜻에 반대하는 친구에게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합니다. 엄마 아빠와 하는 게임에서도 자신이 불리할 때는 규칙을 바꿔가며 이기려 들고, 이를 제한하면 화를 벌컥 내는 바람에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립니다. 혼자서 하는 활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가도 잘 모르겠으면 씩씩대고 연필을 세게 눌러 부러뜨리는 일도 잦습니다. 외식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손님이 오는 바람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 남이 있거나 말거나 계속 툴툴거리고 짜증을 내는 통에 민망할 때도 정말 많습니다. 결혼 10년 만에 귀하게 얻은 아들이라 정말 애지중지하며 해달라는 것은 왠만하면 다 들어주면서 키웠는데 도대체 성질머리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 명석이 부모님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고민은 비단 명석이 부모님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과 달리 자녀수가 적어지고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지면서 자녀에게 공을 들이는 부모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어릴 적 엄한 부모님 밑에서 참아가며 살아야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에게만큼은 충분한 자유를 주고 친구 같은 부모가 되겠노라 다짐하는 부모님들도 많아졌지요. 그러다보니 아직 돌봄과 보호, 그리고 훈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와 존중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늘어나버렸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온 아이는 어느덧 자기식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협하는 능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친구들과 놀이할 때도 자신이 정한 규칙이나 생각에 따라주지 않으면 벌컥 화를 내거나, 부모가 ‘틀렸다’, ‘안 돼’라는 말을 하면 정도 이상으로 격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어릴 적에는 그리 힘든 일도 없어서 조금만 하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참아야 하는 일들도 많아지는데 참을성은 점점 줄어들기만 합니다. 부모님은 아이의 이런 모습을 보며 아이에 대한 실망감도 느껴지고 화도 나겠지만 실은 어려서부터 참고 타협하는 기술을 가르쳐주지 못한 부모 탓도 많습니다.

두돌 전후가 되면서부터 아이들은 떼도 늘어나고 활동량도 커지면서 본의아니게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떼부림이나 말썽부리는 행동들은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받아주기만 해서도 곤란합니다. 아직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잘 모르고, 호기심이 왕성한 나이임을 이해 해주면서도 동시에 적절한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도록 인내심 있는 지도가 뒤따라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제멋대로만 하려는 아이들은 어찌보면 이러한 시기부터 적절한 지도를 받지 못하고 너무 떠받들여져서 키워지거나, 반대로 방치되어 자라났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연습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만 합니다. 이때 부모의 신경질적인 태도는 금물입니다. 아이가 제 뜻만 우겨댄다면 부모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호흡을 고른 다음, 차분한 목소리로 “넌 이렇게 하고 싶구나. 하지만 그건 이러 저러해서 안된단다”라고 말해주십시오. 아이는 곧 짜증을 내며 자신의 뜻을 다시 우겨댈 것입니다. 그때도 흥분하지는 마시고 “아휴, 넌 이렇게 하고 싶은 데 안된다고 해서 화도 나고 답답하구나. 하지만 이러 저러해서 안된단다.”라고 다시 분명히 말해주시면 됩니다. 아이가 계속 쓸데없는 논쟁을 펼치려해도 말려들지 마시고 아이의 마음과 안되는 이유를 말해주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아이는 한동안 짜증을 내다가 부모의 의지가 확고한 것을 알게 되면 점차 조용해질 것입니다. 이때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의 서운했던 마음을 다독여주시면 됩니다. 부모가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위협하지 않은 채 단호하게 되고, 안됨을 알려줄 때 아이는 자신의 뜻만 중요한 게 아님을,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임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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