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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깔끔한 아이
  | Name : 이보연  | Date : pm.9.27-03:28
웅진씽크빅 - 엄마는 생각쟁이 2009년 10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깔끔한 아이

                                             이 보연(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요즈음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을 보면 참 깔끔합니다. 한창 뛰어놀 나이라 이곳 저곳 상처가 나고, 옷에는 김치국물이나 말라붙은 밥풀들이 몇 개쯤 있을 만도 한 데 마치 잡지책에서 나온 꼬마모델들처럼 매무새가 단정합니다. OECD에 가입한 나라답게 개인 위생이 높아진 점이 흐뭇하기도 하지만 갯벌에 놀러가 진흙에 발조차 담그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승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습니다. 밥을 먹다가 국물이 보이지도 않을만큼 조금 튀어도 승미는 안절부절을 하며 옷을 갈아입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페이스 페인팅’도 하지 않는데 얼굴에 뭘 묻히는 게 싫답니다. 모래와 진흙, 그리고 찰흙은 승미가 가장 싫어하는 것들입니다. 바닷가에 놀러가서도 신발을 벗지 않으려 하고, 신발사이로 들어간 모래를 터느라 몇 번씩 멈춰서며 온갖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몇 년전부터는 바닷가 대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테마파크에서 휴가를 대신합니다. 승미의 이러한 깔끔떨기는 어려서부터 나타났는데, 세 네 살때에도 손에 뭐가 묻으면 찝찝하다며 손을 씻기 전까지는 그 손을 절대 사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도 크레파스보다는 색연필을 더 많이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 역시 크레파스가 손에 잘 묻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승미가 어렸을 적엔 깔끔떠는 행동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는데, 또래의 다른 아이들은 한 번 씻기려면 한바탕 난리를 쳐야했지만 승미는 씻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씻고, 밖에 나가서도 아무거나 만지지 않고 조심스럽게 행동하여 오히려 키우기가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승미 자신이 깔끔한 걸 좋아해서인지 음식을 먹을 때에도 손으로 먹지 않고 수저나 포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또래에 비해 젓가락질도 잘했고, 음식도 흘리지 않고 잘 먹었습니다. 이 때문에 승미가 어렸을 적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승미가 커가면서 부모님은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승미의 활동반경이 자꾸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안된다며 집 밖을 나가려 하지 않고, 농촌 체험 학습을 가서는 고구마도 캐지 않고 딸기도 따지 않은 채 돌아왔으며, 도자기만들기 체험에서는 물레 앞에 잠시 앉았다가 기겁을 하고 뛰쳐나왔습니다. 또 다른 걱정은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식당에 가서 옆의 아이가 식탁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먹거나 손으로 만지면 승미는 질색을 하며 “아휴, 더러워. 넌 어쩜 그런 걸 먹니?”라고 큰소리로 말하는 통에 당사자는 물론 주위사람들까지 민망하게 만듭니다. 조용히 다가가서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해도 승미에게는 참기 어려운 행동인가 봅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주위사람들은 승미를 불편해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다가 행여 승미가 소외감이라도 느끼면 어쩔지 염려됩니다.

요즘들어 승미처럼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아이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자녀를 둔 부모들의 대부분은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이렇게 깔끔을 떨었다고 호소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깔끔떨기는 아이들이 갖고 태어난 것일까요?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의 아기들은 더럽고 깨끗한 것을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감각적인 놀이를 즐기는 아기들에게 콧물의 짭쪼름한 맛과 코딱지의 말랑말랑한 느낌은 매우 즐겁고 자극적인 것입니다. 어린 아기들은 먹는 것에 집중하지 음식물이 자신의 얼굴과 옷을 더럽게 하는 것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이런 아기들이 어느날 깔끔함을 추구하게 된 배경에는 아기의 지저분한 행동을 싫어하고 용납하지 않은 부모님이 있습니다.

대개의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게 되면 더 이상 콧물과 코딱지를 먹지 않습니다. 이는 많은 부모님들이 이러한 것을 먹도록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콧물을 흘리면 얼른 수건이나 휴지로 “에비, 먹으면 안돼. 지지야, 지지, 더러워!”하며 인상을 쓰고 고개를 절레 절레하며 콧물은 나쁜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합니다. 아이가 코딱지를 팠을 때도 얼른 휴지를 들고 달려와 “아휴, 더러워. 지지. 지지!”하며 휴지에 싸서 버립니다. 반복되는 부모의 이러한 행동을 통해 아이들은 콧물과 코딱지에 얼마나 많은 세균이 들어있는지 알 지 못하나 왠지 하면 안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이에 비해 밥상에 떨어진 밥풀을 먹는다거나 남이 먹던 과자를 한 입 문다거나 하는 것등은 크게 제재받지 않습니다. 어떤 엄마는 밥상에 떨어진 반찬을 자연스럽게 집어 아이 입에 넣어주고, 심지어 손으로 반찬을 집어 주기도 합니다. 아이의 옷에 물이 엎질러져도 “괜찮아!”하며 수건으로 쓱쓱 닦아주거나, “조금있으면 말라!”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그다지 깔끔을 떨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위생관념이 너무 지나쳐 아이의 사소한 행동까지도 제재를 합니다. 남의 먹던 과자를 먹지 못하게 하거나, 옷에 조금이라도 묻으면 얼른 갈아입히거나, 늘상 물티슈를 끼고 다니면서 수시로 아이의 입과 손을 닦아주며, 이 세상에 ‘지지, 에비, 더러워!’로 표현되는 것들이 너무 많게 되면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지나친 깔끔쟁이가 되어 버립니다.

아이들의 모방능력이라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한 것이며, 특히 어린 시절 주입된 생각이란 매우 단단해서 쉽게 변화되지도 않습니다. 깔끔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어느새 부모보다 더 깔끔한 행동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지나친 깔끔함은 승미 부모님의 걱정처럼 아이의 활동반경을 제한하고 대인관계를 손상시키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깔끔함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아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막연히 ‘더럽다’고 생각한 것에서 나이가 들면서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균’, ‘진드기’ 처럼 더럽고 불결한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늘어납니다. 이러한 지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욱 조심을 하게 되면서 깔끔함은 결벽증으로까지 발전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벽증이 되지 않게 하려면 부모가 지나치게 깔끔함을 떨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린 아이의 경우라면 아이가 가끔은 지저분해지고 지저분한 행동을 하는 것을 부모가 허용해주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으며, 몇차례 아이와 함께 갯벌에서 신나게 뒹굴고 찰흙이나 모래놀이, 물감놀이를 즐겁게 하다보면 깔끔함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부모 자신이 아이를 깔끔하게 키워왔고, 그것이 중요함을 누누이 강조해왔다면 변화는 그리 쉽게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이미 머리가 커진 아이들, 그리고 깔끔함이 몸에 배인 아이들은 쉽게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은 아이의 깔끔을 떠는 행동에 더 이상의 칭찬과 강화를 해주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아이가 매번 손을 닦다가 깜빡했다면 “그래, 가끔은 빼먹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것이 낫습니다. 이와함께 청결과 위생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정보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이나 뉴스를 잘 찾아보면 지나친 깔끔함 때문에 현대인들이 면역력이 줄어들었다거나, 오히려 시골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알레르기나 아토피와 같은 질환이 없다는 뉴스기사가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스크랩해서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갯벌이나 바닷가에서 온 몸에 진흙과 모래를 묻히며 신나게 노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것도 좋습니다. 때론 아이가 지저분해지는 것을 견디도록 도와주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만일 외식을 하다 아이의 옷에 뭐가 묻었다고 해서 아이의 요구대로 얼른 닦아주고 빨아주는 대신 그러한 불편한 상황을 좀 더 참아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여벌옷도 없고 옷을 빨 곳도 없으니 불편하더라도 집에 갈 때까지 참아야 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해주면서 아이의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짜증도 내고 조바심을 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이 되어 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는 것처럼 아이도 익숙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병적일 정도로 결벽증이 심한 경우에는 일부러 하루 종일 더러운 옷을 입혀놓기도 합니다. 그런 옷을 입는다고 해서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체험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나친 깔끔함을 줄이기 위해선 평소에 즐겁고 유머스러운 가정분위기가 증요합니다. 깔끔한 가족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소 엉뚱하고 재미나고 가족간의 친밀한 스킨쉽과 장난이 넘쳐나는 가정에서는 아이들도 여유롭고 자연스러우며 인간미가 넘치고 행복합니다. 인간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청결과 위생이 중요한 것이지 청결과 위생이 행복보다 우선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나친 깔끔함이라는 감옥에 자신을 가둘 일도 없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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