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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새로운 환경에 적응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조언
  | Name : 이보연  | Date : pm.4.10-05:42
남부발전 2009년 3~4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학기, 새로운 환경에 적응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조언

                                           이 보연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곤 돌아올 때까지 안절부절, 민수 엄마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유치원때도 거의 한학기가 다 지나서야 적응을 시작했던 아이이기 때문에 유치원보다 몇 배는 떨리고 어렵다는 초등학교 적응은 더 어려울 것 같아서입니다. 주변의 다른 아이들은 어서 빨리 초등학교에 다니고 싶다하고, 책가방이며 학교 준비물을 빨리 사자고 채근한다고 하던데, 민수는 입학 전에도 학교에 대해 시큰둥했습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초등학생이 되어서 좋겠다고 하면 입을 삐죽 내밀며 ‘가기 싫다’고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 것도 싫고, 때리는 선생님을 만날까봐 겁이 난다고도 하였습니다. 입학을 하고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밌냐’고 물으면 ‘시시하다’, ‘아이들이 시끄럽다’며 불평만 늘어놓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다른 아이들은 친구들끼리 손도 붙잡고 수다도 떨면서 나오는데, 민수는 가장 늦게 어깨가 축 늘어진 채로 교실에서 나옵니다. 싫다고 함부로 빠지고 안갈 수도 없는 곳이 학교인데, 앞으로 어떻게 학교에 적응시켜야 할 지 민수 엄마는 오늘도 걱정입니다.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3,4월은 아이를 둔 부모님에게도 가장 설레이며 한편으로는 조마조마한 계절일 것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아직 ‘아기’라서 그렇겠지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도 있지만 7,8세가 되었는데도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서 쭈삣거리고 울먹거리며 안가겠다고 하면 부모 마음은 덜컹 내려앉습니다. 신나서 교실에 들어서는 다른 아이들을 볼 때는 더욱 마음이 심란해지지요. 그렇다면 어떤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쉽게 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이토록 적응이 어려운 걸까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크게는 아이의 타고난 성향과 부모님의 양육태도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낯가림이 심하고 분리에 따른 불안도 심해 새로운 환경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고, 인내심을 갖고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과 또래접촉을 꾸준히 제공해주면 점점 자라면서 적응력이 좋아지게 됩니다. 오히려 순한 기질을 타고났어도 부모님이 지나치게 과잉보호를 하여 의존적으로 키우게 되면 부모와 떨어져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는 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요즈음 아이를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가 늘어나면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바깥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알려주게 되면서 집 밖의 세상으로 나가지 않으려 하고 새로운 것을 경계, 의심하는 아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학교’나 ‘유치원’자체가 싫다기보다는 집 밖에 있을 때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겨져 불안을 느끼고 그러한 상황을 피하려고 하니 적응의 문제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학교나 유치원 적응에 어려움을 보인다면 혹시 부모가 지나치게 과보호하여 스스로는 할 수 없는 아이를 만든 것은 아닌지, 아이에게 세상의 어둡고 위험한 부분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 중에서는 부모가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학습에 대해 강조하여 심리적인 부담감을 주었거나, 평소에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위협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로 훈계를 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렇게 하다간 학교에 가서 혼난다”, “숙제 안해가면 선생님한테 맞는다”, “시험 못보면 혼난다”는 식의 말을 너무 자주 사용하게 되면 아이는 학교에 대해 무섭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만일 아이가 학교를 무섭고 힘들기만 한 곳으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학교에 대한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주말을 이용해 학교의 넒은 운동장에서 아빠와 축구도 차보고, 교실 곳곳을 구경하면서 학교생활의 즐겁고 재미있는 부분들을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낯선 곳에 가더라도 아는 사람 몇 명만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우리 아이가 낯가림이 심하고 적응이 늦다면 같은 학교에 다닐 또래와 보다 자주 접촉하게 해주고, 등, 하교길에 손잡고 다닐만한 동네 형, 누나를 알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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