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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없는 우리 아이
  | Name : 이보연  | Date : am.10.22-11:57
천재교육 - 꾸러기 논술 2010년 11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숫기없는 우리 아이

                                                  이보연(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유아를 대상으로 한 문화센터 프로그램에서도 ‘리더십’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요즘 부모님들의 주된 관심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아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들어 저를 만나는 부모님들 중의 상당수가 ‘아이가 너무 숫기가 없다’며 불평을 호소하십니다. 저의 이웃인 영진이네 부모님도 사내아이인 영진이의 소심하고 숫기없음에 분통을 터트리셨습니다. 얼마 전 영진이네 가족은 농장에 가서 소 젓도 짜보고, 송아지 우유도 주며 치즈도 만드는 낙농체험을 떠났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영진이에게는 정말 흥미진진한 체험여행이었지요. 소 젓짜기 체험을 하기 전까지는 영진이의 부모님에게도 흡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소 젓짜기 체험 시간에 문제가 일어났지요. 아저씨가 소 젓 짜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한 줄로 서라고 했고, 마침 아저씨 근처에 있던 영진이는 1등으로 줄을 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이어 달려오는 아이들 틈에 밀려 점차 뒤로 밀려 결국 맨 꼴찌가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영진이 부모님 마음은 답답함으로 메어터질 것 같았지만 정작 영진이 본인은 자기 차례가 되어 소 젓을 짠 후 “와! 재밌다! 또 해보고 싶다!”라며 기뻐하더랍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의 기쁨을 받아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바보같은...’이라는 단어가 계속 떠올랐기 때문이지요. 저렇게 물러빠져서, 순해 터져서 앞으로 경쟁사회를 어떻게 살아가게 될 지 아득했다고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들의 자녀가 당당하고, 부당한 일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지니며 여러 사람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적극적인 성격’을 좋아하며, 자녀가 수줍음이 많을 때 이를 우려하여 고치고자 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적극적인 성격만이 좋은 것이며, 수줍음이 많고 숫기가 없는 것이 꼭 나쁜 것일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좋고 나쁜 성격은 없으며, 모든 성격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숫기 없는 성격에도 정말로 많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숫기가 없는 아이들은 주변을 관찰하고 살피는 능력이 좋아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깊이 있게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의 생각도 고려하기 때문에 내적인 통찰력이 뛰어나고 공감 능력도 좋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과 의도를 중시하고, 감정을 잘 느끼기 때문에 동정심과 배려심이 많고 인내심도 좋습니다. 잘난 체를 하지 않아 겸손하며, 거짓말에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실한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수줍음과 숫기없음도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하찮게 보고 이런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봐 숨어버리거나, 주변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수줍게 행동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분노와 화를 들키지 않기 위해 반대로 수줍고 나약한 척 행동하는 것은 매우 염려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숫기없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섬세하고, 조심스럽기 때문에 그리 행동하는 것 뿐입니다.

이런 말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진이 부모님은 영진이가 이 후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며, 제게 영진이를 한 번 만나봐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웃의 청이라 거절하지 못하고 영진이를 만나게 되었고, 영진이에게 물었지요. “낙농 체험은 어땠니?” 영진이는 수줍음에 살짝 더듬으면서도 들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아...주 재미있었어요.... 소 젖도 짰는데, 그런... 느낌일 줄 몰랐어요. 다른 아이들도 ....재미었나봐요. 소 젖 짤 때는... 모두 빨리 하려고 난리도 아니었지요.”
“그런데.. 부모님 말로는 네가 줄을 빨리 섰는데, 새치기를 많이 당했다고 하던데..”
“(웃으며) 그렇게 새치기를 많이 당해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나처럼 다른 아이들도.... 빨리 해보고 싶었었나봐요.”
“그래서 속상했니?”
“아니요. 그런... 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고, 몇... 분만 기다리면 되는 걸요.”
“그래서 결국 맨 나중에 하게 되었는데, 네가 하려던 순간 다른 아이가 끼어들었다며? 그런데 양보를 했다고 들었어. 그래서 속상했니?”“네. 맞아요. 하지만... 괜찮아요. 나도 결국 하게... 될 건데요.”“때론 새치기를 하는 아이들이 밉지는 않니? 너만 너무 기다리게 되어서 말이야.”“나쁜.. 말을 해서 새치기를 하는 아이들은.. 싫어요. 하지만 그땐 어린 얘들도 많았고.. 같이 싸워서 빨리 하기보단 좀... 기다리더라도 편하게 하는 게 좋았어요. 꼭 빨리, 먼저 해야... 좋은 건 아니잖아요.”

영진이와의 대화를 끝내고 오히려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아이에게 새치기를 당하면 참지 말라고 가르치는 사람처럼 느껴졌거든요. 영진이는 저보다도 더 마음이 깊고 넓은 아이였습니다. 아이에게선 새치기를 당한 것에 대한 분노나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수치심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과 인내심이 있었습니다. 화를 참은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화가 별로 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숫기없다고 표현하는 많은 아이들이 영진이처럼 배려심과 동정심이 많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데도 참는 것은 좋지 못하나, 상대방을 배려하여 인내하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입니다. 친구에게 자신이 아끼는 오락기를 빌려주고 그 친구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것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하는 것보다 더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손해보면 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아이의 배려심을 나약함으로 종종 오해하기도 합니다. 숫기없는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장점인 ‘배려심’을 고쳐야 할 나쁜 점으로 왜곡하는 일이 더 이상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숫기없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주된 특성이 패배적인 것이라 여길 때 부정적인 수줍음과 숫기없음으로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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