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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독서모델은 엄마, 아빠
  | Name : 이보연  | Date : pm.6.10-04:42
웅진씽크빅 - 엄마는 생각쟁이 2007년 5월호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이 글은 원본글이기때문에 잡지에 실린 글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집 독서모델은 엄마, 아빠

                                                  이 보연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

엄마) 오늘은 무슨 책을 함께 읽을까?
나래이션) 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늘 책을 구해 아들의 독서습관을 길러주었고 아들은 자라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의 이름은 링컨입니다.
함께 읽어주세요. 부모의 노력만큼 아이의 독서습관은 길러집니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인격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성공과 성숙의 비결을 ‘독서’에 둔다. 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삶의 이치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굳이 저명인사들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흥미 있고 감명 깊은 책을 읽었을 때의 여운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책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서 나쁜 점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사물 중의 하나이다. 책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미래를 추론케 하는 사고 능력까지 개발시킨다. 따라서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지식과 상식이 풍부할 뿐 아니라, 시행착오 없이 삶의 선악을 판별하고 올바른 삶의 방향성을 세울 수 있는 자원을 갖게 된다.  
이처럼 책이 주는 이점이 많다보니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의 책읽기에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이 키우는 집에 가보면 한 쪽 구석에 분명 전집으로 구매했을 각종 서적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경우가 많다. 독서에 대한 높은 관심의 증거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그 책들은 너무나 깨끗한 상태로 잘 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졸부의 집에 전시의 목적으로 놓여져 있는 책들처럼 말이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종용하지만 아이는 언제, 누가 샀는지도 모르는 그 많은 책들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하나를 빼서 읽어보지만 엄마가 틀어놓은 텔레비전 시트콤의 웃음소리에 자꾸 눈이 가서 결국은 엄마 옆에 앉아 같이 히히덕거리며 텔레비전을 보게 된다. 책처럼 생각할 시간도, 필요도 주지 않는 텔레비전이 훨씬 편하다. 텔레비전이 끝나면 다시 책을 주워들지만 이번엔 컴퓨터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즉각적인 쾌락과 현란한 화면을 제공하는 컴퓨터는 기다려야 하고 생각해야 하는 책과 비교되지 않는다. 이렇게 요즘 아이들은 책에 대한 맛을 들이기도 전에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빠져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책과 친해지게 할 수 있을까? 바로 책에 맛을 들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역할은 부모의 몫이다. 어린 아이에게 책을 주며 ‘봐라’고 할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책을 펼치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아이는 책 읽는 시간=부모와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이러한 긍정적인 느낌이 아이에게 책에 대한 친근감을 갖게 하고 책을 더 가까이 접하게 하는 것이다. 연령이 어릴수록 이해의 폭이 좁아 혼자 읽는 책은 어렵고 따분한 일이 된다. 그 뜻을 알 수 없는 단어가 나오고, 왜 이런 말을 썼는지 알 수도 없다. 그러니 그림만 대충 보거나 읽다가 던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책에 대한 맛을 들일 때까지 부모는 ‘책 읽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의 강력한 라이벌인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도 절제해야 함은 물론이며, 부모가 먼저 올바른 독서습관의 모델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례) 초등학교 1학년인 우리 아들은 매우 활달하고 놀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과는 담을 쌓았습니다. 책이 많으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다고 해서 어려서 꽤 비싼 돈을 주고 책들도 많이 사놨습니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더군요. 가끔 들쳐보는 책이라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텔레비전 캐릭터가 나온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림책이나 만화책들입니다. 책을 읽으라고 하면 “재미없어”라고 하고는 달아나버립니다. 요즈음은 하루에 한 권씩 강제로 책을 읽게 하는데 읽고 나서 물어보면 제대로 아는 게 없습니다. 건성으로 읽었다는 뜻이지요. 사실 우리 부부도 책을 별로 읽지 않고, 집에는 아이 책 빼고는 거의 책이 없습니다. 어떨 때에는 우리 부부의 영향을 받아서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 것인지 마음이 뜨끔할 때도 있답니다.  

해결방법)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행동, 부모의 생각과 가치를 그대로 모방하지요. 자녀가 어릴 때부터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아이들도 도대체 ‘책이란 게 뭐길래 저토록 재밌게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집게 되지요. 비록 전에는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에게 큰 자극이 될 것입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네 나이엔 이 정도는 읽어야 해’라며 활자가 많고 딱딱한 책을 권하면 아이들은 더욱 책을 멀리하게 됩니다. 책을 가까이 해주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의 관심사를 눈여겨보셨다가 그것과 관계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과학이나 곤충에 관심이 많다면 그에 관한 책을 보여주고 “여기에 사마귀에 관한 이야기나 나왔구나. 이 책에 따르면 사마귀는 말이야~”하는 식으로 아이가 흥미있어 하는 분야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디, 어디? 나도 보자.”하며 책을 들여다봅니다. 아이가 책을 통해 자신이 궁금해하던 부분을 발견하기 시작하면 책이 가지는 위력을 알게 되면서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려면 먼저 부모가 책에 대해 읽어보는 수고를 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고는 꽤 큰 수확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또한 일방적으로 부모가 책을 사주는 것보다는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이것 저것 책을 골라보고 아이가 관심 갖는 책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주말에 집에서 텔레비전만 보지 말고 가까운 도서관에서 시간을 잠시 보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실천)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주말에는 온 가족이 모처럼 대형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제 또래의 아이들이 제각기 책을 한 권씩 골라 구석에서 열심히 읽고 있는 모습에 자극을 받았는지 아이도 판매대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책 한 권을 골라 읽고 있더군요. 그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던지... 한편 남편과 저도 책을 두 서너권씩 골랐습니다. 한 보따리 책을 사갖고 오면서 마음이 참 뿌듯했습니다. 모처럼 외출을 한 김에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주문을 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책을 읽는 아이의 모습이 참 신기했습니다. 아이에게 중간 중간 책에 대한 내용을 물으니 나름대로 설명도 꽤 잘하더군요. 주 중에는 제가 텔레비전 드라마를 과감히 포기하고 8시부터 9시까지는 책 읽는 시간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과일과 차를 옆에 놓고 온 가족이 책을 읽는 모습..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습니까? 그 시간에는 그동안 사놓고 제대로 읽지 않았던 책들도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합니다. 곧 내 품을 떠날 아들, 옆에 앉아 오순도순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에게 독서습관을 심어주는 것 이상의 의미일 것 같습니다.
* 이보연놀이치료실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18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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