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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 Name : 이보연  | Date : am.8.8-01:27
4월 즈음으로 기억한다. 저녁을 먹고 딸아이와 함께 교육방송을 보다가 노닥거리고 있을 때였다. 텔레비전에서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라고 시작되는 시가 낭송되고 있었다. CF나 뮤직 비디오 화면처럼 다소 어지러운 장면이 이어지면서 시는 이어졌다. 딸과 나는 한창 즐겁게 놀고 있었기에 우리 둘은 동시에 밝은 목소리로 방송에서 나오는 시의 자막을 따라 읽었다.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딸아이는 “와, 좋겠다.”라며 마저 시를 따라 읽었다.

내 생일이 아닌 데도요.
지난밤 처음으로 우린 다퉜지요 
하지만 그는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면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딸아이는 ”엄마, 그 아저씨가 정말 미안했나봐. 그치?“라고 덧붙인다.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결혼기념일도 아닌 데도요. 
지난밤 그는 내 목을 졸랐어요. 
악몽 같았어요. 
하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거예요 
왜냐면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딸아이는 “어~ 이상해..” 라고 말했고, 나 역시 매우 당황스러웠다. 딸아이와 나는 더 이상 그 시를 따라 읽지 못했다. 난 순간적으로 이것이 가정폭력을 다룬 내용임을 직감했다. 7살난 아이에게 이것을 계속 보게 해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지 순간적으로 고심했지만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엔 우리 모두 그 상황에 빠져들었다. 난 우리 딸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꼭 안고 계속 보았다.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어머니날도 아닌 데도요. 
지난밤 그는 나를 또 두드려 팼지요. 
이전보다 훨씬 더 심하게. 
그를 떠나면 난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은요? 돈은요? 
나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하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면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 
바로 내 장례식 날이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날 죽였지요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지요 
내가 좀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떠났더라면 
나는 아마 오늘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

“엄마~ 죽었대. 무섭다.” 난 아이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래, 무섭지.”
“엄마, 그 아줌마가 도대체 어떤 잘못을 했길래 맞은거야?”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이 세상엔 맞아서 죽을 만큼 잘못한 일은 별로 없단다. 그리고 맞아 죽을 만큼 나쁜 사람도 없고.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누가 누구를 때리는 건 안된단다.”
“맞아. 사람은 소중하잖아.”
“그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자기 자신이란다. 네게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건 너야. 그러니까 너가 널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널 함부로 다루게 그냥 두면 안되지.”
“그런데, 엄마. 왜 그 아줌마는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안했어?”
“그러게 말야. 너무 겁이 났을까? 만일 다른 사람이 널 함부로 대하려고 한다면 그리고 그 때 네 혼자 힘으로 어쩔 수 없다면 꼭 널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 한단다. 세상엔 널 도와줄 사람들이 많아.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빠, 큰엄마, 고모, 이모.. 선생님, 경찰아저씨..”
“응. 난 소중하니까 날 지킬꺼야.”하며 딸아이는 주먹을 불끈 쥔 시늉까지 한다.

그날 밤, 왠지 모를 착잡한 마음에 깊은 잠을 들지 못했다. 이제껏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진짜로 남편에게 죽지 않을 만큼 맞았던 아내도 있었고, 몸은 멀쩡하지만 마음은 상처투성이인 많은 아내들이 있다. 가끔은 상담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이혼을 종용하고픈 생각이 들기도 했고, 왜 저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그 남자 곁에 머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떤 경우는 피학-가학적 성격이 묘하게 어울리면서 그러한 병리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부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식걱정에, 혹은 한가닥 실낱같은 희망 때문에 하루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학대하는 존재를 견딜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자신을 하찮게 취급하는 사람은 비난과 학대를 어찌보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참는다. 이런 것이 상대방에게 더욱 만만하고 하찮은 사람으로 여기게 하고 한층 더 심한 학대로 이어지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일만한 이유는 없다. 그래서 어떤 이유라도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고문하고 때릴 이유는 없다. 이 세상에 사람을 제외한 어떤 동물이 순전히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자 하는 이유로 살인을 하고 고문을 하는가! 이 세상의 모든 폭력은 사라져야 한다. 눈에 보이는 신체적인 폭력은 물론 알게 모르게 자행되는 정서적 폭력까지... 평화를 위하여라는 명분으로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전쟁, 자식 잘되라고 휘두르는 회초리까지 사라져야 한다.

갑자기 왜 이런 글을 쓰냐고? 오늘 또 우연히 교육방송 지식채널 e 를 보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모기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참 좋은 방송이다. 우리에게 어떻게 생각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데도 주는 메시지가 꽤 강렬하다. 아무튼 그걸 보다보니 딸아이와 함께 봤던 그 방송이 생각나 이렇게 주절 주절 글을 썼다. 마치 간디처럼 ‘비폭력’주장을 외쳤지만 나 역시 딸아이에게 알게 모르게 정서적 폭력을 휘두르는 엄마이기도 하다. 난 딸아이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길 정말 원한다. 그렇게 되려면 엄마인 내가 먼저 소중하게 다루어주어야 할 것이다. 오늘 한 번 더 마음을 다 잡는다. 가끔 고질적인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까먹고 해대지만 그래도 또 다잡고 또 다잡으면 혹시 아나, 그땐 부처는 못되더라도 보살의 반열에는 오를지...

* 이보연놀이치료실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1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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