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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치료사
  | Name : 이보연  | Date : am.12.1-10:52
나는 참 눈물이 많다. 텔레비젼에서 불쌍한 노인들, 아픈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 슬퍼져서 눈물이 나온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훌쩍훌쩍.. 참 딸아이앞에서 민망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인생극장'이나 '이것이 인생이다', '병동 24시'같은 프로그램은 애써 안보려고 한다.

잘 우는 버릇은 어릴 때부터 있던건데, 어머니는 나의 이런 버릇에 별로 짜증내는 것 없이 오히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로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그 예가 우리 친척들은 모두 알고 있는 '오류극장 사건'인데, 어머님의 친정이 오류동이었고, 막내인 날 데리고 친정나들이를 가신 어머님이 주변 아줌마들과 오류극장에서 '독짓는 늙은이'를 보러가셨다. 어머님은 이때 내 나이가 세살이라고 우기시지만 그건 다소 뻥인 것 같고, 한 4,5세 정도였으리라 생각된다. 아뭏든 그 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던 내가 마지막 장면에서 -독짓는 늙은이가 자살을 하러 들어가는- 극장이 떠나가라고 서럽게 울더랜다. "할아버지가 너무 불쌍해!"하면서... 어머니는 그런 내 모습에 쪼끄만 꼬마가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 것 같애서 정말 놀라셨다며 그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하신다. 그 후 어머님은 나를 무지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로 보셨고, 좀 더 커서 고기  안주면 밥도 잘 안먹던 아이가 어느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소가 불쌍해!'하며 고기 먹기를 거부할 때도 '또 뭔가 봤구나!'하며 그냥 넘어가 주셨다. 그 후 난 20년동안 고기를 안먹었다....

아뭏든 나의 울음의 역사는 꽤 오래된 것인데, 정말 괴로운 것은 울지 말아야 할 때도 가끔 눈물이 맺힌다는 것이다. 바로 지난 주 금요일이 그런 때였다. 이제 내 일을 시작했으니, 다른 곳에서의 일은 서서히 정리를 해야 하고, 그래서 이제까지 나에게 치료받던 아이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요즈음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치료 종료를 하게 된 아이들은 다행이지만 도저히 치료를 중단할 수 없는 아이들은 다른 치료사에게로 잘 넘겨야 하는 데, 그 작업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지난 금요일. 나는 마음을 다지고 내가 치료하는 아이에게 치료자가 바뀌게되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 아이는 내 말을 조용히 듣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슬프네요. 재밌었는 데.. 슬픈데 왜 눈물이 안나오죠? 요즈음은 슬퍼도 눈물이 잘 안나와요..." 그러고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날보며 "이것때문에 선생님, 머리 아팠어요?"한다.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이 아이.  처음 나와 만났을 때 그 좋은 머리로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아이. 노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던 이 아이가 지금은 나와 장난치며 깔깔대며 이만큼 아이다워졌는 데. 갑자기 한순간 이 아이는 다시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순간 슬픔이 왈칵 밀려왔다. 치료자의 욕심 때문에, 치료자의 사사로운 일 때문에 이 아이의 삶에 잠시 방해를 한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치료사와 잘 지내야 할 텐데 하는 걱정과 미안함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힌다.

그 날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꼭 끌어안는 것으로 그 날의 작별인사를 했다. 나는 그 아이를 안으면서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 지, 네가 얼마나 괜찮은 녀석인지 " 그 아이가 알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앞으로 한달. 그러니까 4번동안의 만남이 나에게 남아있다. 그 기간동안 우리는 아름다운 작별을 할 것이다. 아쉽긴 하지만 서러운 작별이 아닌..

나와 작별해야 할 또 다른 아이. 그 아이에게 이제 선생님이 이 곳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자, 흥분하며 말한다. "선생님보고 나가라고 했어요? 누구예요? 내가 혼내 줄께요!!".

귀여운 녀석들... 내가 아이들에게 나의 사랑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나는 나의 아이들을 통해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존경하는 사람들 적는 칸에 내 이름을 적는 꼬마에서 나처럼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사춘기  소녀에 이르기까지 날 감동시키는 아이들 때문에 나는 이 일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나는 매일 매일 아이들에게 사랑을 처방받고 치료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마음 아픈 아이들이 내게주는 사랑때문에 자꾸만 울보가 된다.
* 이보연놀이치료실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1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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