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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친정엄마!
  | Name : 이보연  | Date : pm.12.13-07:37
   토요일 저녁, 새로 이사온 집 겸 치료실을 친정 엄마에게 보여드리려 인천으로 엄마를 모시러 갔다. 나이도 많으시고, 혈압에, 신장, 심장, 당뇨 등 온갖 병을 안고 사시는 분이라 추운 겨울날 혼자 걸음하기 힘드셔 1주일 가량 계실 생각하시라며 모시고 왔다. 어떻게 1주일 입을 옷가지 보다 약 보자기가 더 크다. 그걸 보니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집에 도착에 친정 엄마의 짐꾸러기를 펼쳐보니 살림솜씨 서툰 딸을 위해 찌개며 멸치볶은 것, 심지어 계란 찜까지 꾸려두셨다.

   새집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드리는 데, 엄마는 부엌 살림에 관심을 보이신다. “쌀통은 어디있니?” “식용유는?” 새집 구경하는 데 별걸 다 물으신다 생각하면서도 찬장 구석구석, 냉장고 구석구석을 다 보여드렸다. 그리고 잠시 후 엄마가 왜 그런 것에 관심을 보이셨는지 금방 알았다. 바로 딸 밥해 주려고... 그걸 아는 순간 가슴이 싸하면서도 괜히 화가 난다. 그래서 퉁명스럽게 “누가 엄마보고 여기 와서까지 밥하래? 내가 밥 안해줄까봐? 하지마. 또 그러구나서 아프다고 할려구?”하면서 쏘아붙힌다. 엄마는 “그냥. 가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걱정하지마.” 하신다. 편하게 밥해준대도 고마워하기는커녕 신경질만 내는 딸 앞에서 왜 친정엄마는 또 그렇게 기가 죽을까. 기가 죽는다는 말을 하니까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분이 얼마전 친정어머님과 딸과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는 데, 언젠가 친정어머님을 모시고 딸과 해외여행을 갔단다. 낯선 곳이고 이 둘을 잘 보살펴야 하는 책임감에 그 분은 다소 긴장했는 데, 친정 어머님이 좀 둔하게 행동하시더란다. 그래서 여행길에 친정어머님께 잔소리를 몇 번했는 데, 그 모습을 보고는 딸이 할머니에게 말하더란다. “할머니, 엄마가 뭐라하면 할머니 쫄지? 쫄지마! 알았지? 다음부터는 엄마가 뭐라 그래도 기죽지마!” 그 소리를 들으면서 기가 막히기도 했지만, 그렇게 영리하시던 분이 나이가 들면서 어느새 딸에게 핀잔듣는 신세가 되었을까에 생각에 미치니 서러워지더란다.

   맞다. 언제부턴가 친정엄마는 구박덩이가 되어버렸다. “아, 엄만...” 이런 말을 자식들에게 몇 번이나 들을까? 자식들을 위한다고 하는 행동들은 자식들 앞에서 순간 ‘주책’으로 둔갑해버리고 핀잔이나 듣기 일쑤다. 마흔이 다 된 딸자식이 추울까봐 옷 더 껴입고 가라는 엄마의 걱정이 노인네의 쓸데없는 잔소리가 되어 버린다.

   지금 딸아이는 화장실 앞에서 엄마 눈치를 보며 배배 꼬꼬 있다. 씻기 싫어하는 딸아이에게 엄마가 일침을 날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야! 너!” 이 간단한 말로 제압을 할 수 있지만, 30년 뒤에는 어떨까? 그 때 일흔이 다 된 나는 우리 딸에게 어떤 핀잔을 듣고 있을까? 갑자기 친정엄마와 동지애를 느낀다. 그리고 겁이 난다. 엄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그리고 엄마에게 사랑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이래서 사람들이 죽음이 두려운 걸까?
* 이보연놀이치료실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1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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