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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괴로워할 때 괴롭다고 말할 수 없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 Name : 이보연  | Date : pm.5.8-09:54
저는 가능하면 매일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척 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러한 이야기는 '학습'과 같은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웃고 즐길 수 있는 혹은 흔히 말하듯 '아무 쓸데없는 잡담'쪽의 이야기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대화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적으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가벼운 대화속에서 오늘 하루 학교에서 있었던 안좋은 일들을 잊고 다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일 또다시 학교에 갈 수 있는 용기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자살하는데도 그때까지 그런 신호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자존심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의 성적에는 관심이 있지만 아이 자신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서 고통을 받고 있어도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아이에게 관심있는 부모라면 아이가 자살할 정도로 학교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충분히 그러한 상황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자기자신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아이의 안색이 이상하다. 왠지 불안하게 보인다. 의욕이 없어 보인다'와 같은 상황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요즘 그렇게 좋아하던 과자를 먹지 않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여유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일에만 온 신경을 쏟습니다. 아이의 신체변화보다 자신에게 내려지는 평판쪽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자살하면 "학교 때문이다, 선생 때문이다, 친구들 때문이다" 하며 책임전가에만 급급합니다. 아이가 죽기전에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부모책임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말하지 않으며 또한 금기사항이 되어버립니다. 부모에게 있어 이처럼 편리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언젠가 학교에서 학생의 자살사건 이후, 그 학교에서 교직원 회의가 열렸는데 그때 교장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부모들을 더 이상 화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할말은 많겠지만 모든 책임을 학교에서 지고 가야합니다. 그것만이 학교가 살아남을 길입니다"

   아이가 '죽을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부모'였다는 것을 반성하라고 먼저 말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사람을 죽여놓고 죽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해 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해당한 인간에게 죽인 인간의 고통을 이해해라, 하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국의 부모들을 향해 '아이가 괴로워할 때 괴롭다고 말할 수 없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부모를 향해 말할 수 없는 사회라면 앞으로 이러한 희생자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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